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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야심작, 금융판 '포켓몬 GO' '하나머니GO'



# 2018년 6월. 여의도 국제 금융센터에 있는 외국계 회사원 김○○씨(38세)는 샤워실에서 하루를 구상한다. 샤워실 거울에 나타난 일정을 확인하고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다. 거울앞에 나타난 가상화면에 종이를 넘기듯 손가락을 움직이자 오늘 미팅 일정이 상세히 나온다. 곧 받로 스마트폰과 연계해 일정을 저장한다.

문 앞을 나서려다 발 길을 멈춘다. 문뜩 장마기 시작된다는 소식이 생각나서다. 스마트폰을 창밖으로 향했더니 미모의 기상 캐스터가 오늘의 날씨를 전한다. 비가 온다는 이야기에 우산을 챙겼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오늘의 주요 뉴스가 궁금했다. 가방 안에 구겨 넣은 스크린을 꺼내 활짝 펴고는 지하철에 있는 다운로더에서 오늘의 신문을 내려받아 읽는다.

출근하자 마자 해외 본사와 면담부터 챙긴다. 오전 8시, 뉴욕 시각으로 오후 7시. 약속 시각이 되자 김씨는 '부사장님(Vice President)'라는 말로 미팅을 요청한다. 그의 책상위에 홀로그램이 나타난다. 곧바로 다음달 매출 계획과 영업 진척상황을 보고한다. 한 시간가량의 회의가 끝나자 영상은 곧 사라진다.

점심 시간이다. 아침에 주문한 브런치로 간단히 한끼를 해결한 김 씨. 회사를 나섰다. 길 건너편에 하나은행에 보인다. '하나머니GO'를 실행하자 휴대폰 화면에 쿠폰이 적립된다. '포켓몬 GO' 게임처럼 사용하기도 쉽다. 김 씨는 서여의도 A 커피전문점으로 걸음을 옮긴다. 커피 1잔 5000원어치를 주문하고 스마트폰을 계산대에 댄다. '하나머니GO'로 적립한 할인 쿠폰으로 1000원을 할인 받는다.

'조이 투게더(Joy Together)'.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금융판 '포켓몬 GO' 서비스라는 즐거운 실험에 났섰다.

'포켓몬 GO'는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길을 다니면서 귀여운 만화 캐릭터들이 실제 거리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화면에 나타나면 포켓볼을 던져 포획하는 게임이다. 올 여름 속초가 가장 핫(Hot)한 휴가지로 떠올랐던 것도 이 게임 때문이다. 버스는 매진됐고 외진 곳에 지라한 민박도 동이 날 정도로 특수를 누렸다.

김 회장은 '포켓몬 GO'에 열광하는 모습에 "왜? 진짜 재밌어?", 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증강현실의 기술은 높은 수준이 아니였다. 20년간 쌓아온 포켓몬이라는 '컨텐츠'의 승리였다. 김 회장은 1996년 8비트(bit) 비디오 게임으로 출발해 TV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상품으로 제작돼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한 '포켓몬 GO'를 금융서비스로 가져 온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금융권 최초의 증강현실 서비스이 '하나머니GO'다.

3일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에 증강현실 서비스 '하나머니GO'를 탑재했다.



하나머니GO는 포켓몬GO와 같이 스마트폰의 위치 검색기능에 기반을 둔 증강현실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나멤버스 회원이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등 관계사 영업점이나 쿠폰 제휴사 매장 근처에서 하나머니GO를 실행하면 회원의 스마트폰 화면에 다양한 쿠폰 아이콘이 자동으로 나타나고 이를 터치하면 하나머니나 제휴 쿠폰이 자동 발급된다.

회사측은 하나멤버스 회원들이 하나멤버스 앱의 메인화면 메뉴 머니즐기기에 탑재된 '하나머니GO' 기능을 통해 일상 속에서 하나멤버스의 풍성한 혜택들을 게임처럼 재미있고 즉각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준성 하나금융그룹 미래혁신총괄 부사장은 "대화하면서 송금과 더치페이까지 쉽게 할 수 있는 하나톡(Talk)에 이어 이번 '하나머니GO' 증강현실 서비스까지 탑재된 하나멤버스는 모든 면에서 금융권의 혁신사례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에도 하나멤버스 회원들의 보다 큰 재미와 혜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멤버스는 지난해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할 당시 선보인 김 회장의 야심작이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하나금융그룹 내 6개 계열사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다. 이들 관계사에서 예금 가입, 대출을 비롯한 금융거래를 하면 포인트가 자동으로 쌓인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하나머니)를 현금화할 수도 있다. OK캐쉬백(SK플래닛)과 SSG머니(신세계), CJ ONE(CJ) 등 다른 회사의 포인트와 하나머니를 맞바꿀 수도 있다. 하나멤버스의 회원수는 770만명에 달한다.

김 회장의 생각은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머니GO'가 달라진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을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10년 후 글로벌 금융회사에는 애플,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등장한다. 빌 게이츠가 선언한 것처럼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라는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유사한 금융상품을 갖고 가격 경쟁이나 프로모션으로 푸시(Push)하는 공급자 중심의 영업방식으로는 더는 스마트한 손님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론은 '오가닉 비즈니스'였다. 그 플랫폼으로 '하나멤버스'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무한 경쟁시대에 승자는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이 될 것"이라며"그로스해킹 방식을 통해 하나멤버스를 플랫폼 경쟁을 뛰어넘어 '오가닉 비즈니스'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가닉 비즈니스'(서울대학교 노상규, 2016)란 판매자나 유통자가 아닌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 네트워크가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이란 고객의 온라인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고객을 모으는 마케팅 기법이다.

김 회장은 "올 해는 하나멤버스를 해외 주요 국가들과 제휴 연계해 포인트 교환을 통한 글로벌 멤버십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제품과 서비스는 복제하기 쉬우나 네트워크 그 자체는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고유한 가치다"고 말했다. /김문호기자 kmh@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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