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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대한민국 기부온도 1도 올리기 “어렵지 않아요”

29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을 지나고 있다. / 손진영 기자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 현장

소상공인·어린이 등 작은 정성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웃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연말입니다. 하지만 올 겨울은 예년과 같지 않나 봅니다. 지속된 경기 불황은 물론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사회적 분위기는 그야말로 '침체' 그 자체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기부 문화에서도 엿보입니다. 실제로 서울 광화문에 있는 사랑의 열매 '사랑의 온도탑'의 수은주는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부금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죠.

다행스럽게도 병신년 끝자락에 들어서면서 온도탑의 눈금이 매일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17.8도, 20일 23.5도를 지나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약 46도까지 올라갔습니다. 29일 현재는 약 60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연말을 맞이해 대기업들의 기부로 올라간 수치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 24일 구세군자선냄비본부를 통해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청계천 오간수교 위에서 자선냄비 모금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All you need is LOVE"

작은 스피커를 통해 영화 '러브 액츄얼리' OST로 쓰인 '올 유 니드 이즈 러브' 노래를 틀었습니다.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크리스마스 기적을 재현해보고자 선곡한 곡입니다.

낮 12시. 용기 있게 산타 모자도 쓰고 종을 열심히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기자가 있었던 동대문 오간수교 위는 동대문 소상공인과 쇼핑객,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지나치는 거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1000원, 3000원 등의 정성을 보여주십니다. 하지만 그 중 기자가 서있던 2시간 동안 자선냄비를 가장 뜨겁게 데워주신 분들은 감히 '소상공인들'이라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허리를 다 펴지 못하신 상태에서 큰 짐을 끌고가셨던 한 할아버지께서는 짐을 잠깐 내려놓으시더니 냄비에 꼬깃꼬깃한 지폐를 넣어주시고는 다시 유유히 일터로 돌아가셨습니다.

한 어린이는 자신의 용돈이라며 냄비에 기부금을 넣었습니다. 또 어떤 어린이는 기자에게 간식이라도 챙기라며 근처에서 호박엿을 사다주기도 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 오간수교 위에 위치한 구세군자선냄비 앞. 많은 소상공인들과 어린이들, 시민들이 모금을 넣고 봉사자들에게 선물을 전해줬다. /김유진 기자



열심히 종을 흔들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1시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눈 대중으로 약 10만원 이상의 모금이 모였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모금이 잘 되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매년 자선냄비 봉사에 나서는 선배가 '첫 해 2시간동안 2만원 모았다'라고 하셨으니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성공이라고 나름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 반 쯤 지난 시간. 기자는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크리스마스 기적을 봤습니다. 오간수교 근처에서 환전소를 운영하셨던 사장님께서 무거운 모금함을 들고 오셔서 1년 동안 모은 성금이라며 냄비에 쏟아 부어 주셨습니다.

사장님께서는 매년 성금을 자선냄비에 기부하신다고 합니다. 추운데 고생한다며 기자에게 따뜻하고 달달한 믹스커피도 주시고 가셨습니다.

연말마다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하고자 1년 동안 노력하시는 환전소 사장님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기자가 서있는 2시간을 무색하게 한 헌신적인 봉사정신에 또 한번 겸손을 배웠습니다.

2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습니다. 오후 2시가 좀 지나자 다음 자원봉사자인 한 고등학생이 '추운데 고생하셨습니다'라며 붕어빵 한봉지를 건넸습니다. 탄핵정국이라는 어려운 시국속에서도 자선냄비에 발걸음을 멈추는 시민들은 이어졌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성금은 사회계층 7대 주요 대상자의 기초생계와 건강증진 등을 위해 사용됩니다. 모금액과 결산보고 등은 구세군자선냄비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매년 연말 자원봉사자도 모집합니다. 구세군자선냄비는 자원봉사활동 인증기관으로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도 가능합니다.

어려운 시국일수록, 날씨가 추워질수록 소외된 이웃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정유년 2017년 겨울은 지금보다 더 따뜻하길 소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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