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29일 기각됐다. 롯데그룹은 일단 한 숨을 돌렸다. 실직적 오너인 신 회장이 구속 됐다면 경영공백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을 해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번 영장기각으로 한일 롯데그룹의 원톱 경영도 안정화를 되찾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영장기각으로 경영 안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 상장 재추진 등을 통한 한·일롯데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어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성과 무산된 인수·합병(M&A)은 마무리해야할 과제다.
영장기각 직후 롯데그룹은 입장자료를 통해 "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그룹이 되어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법정 구속은 피했지만 리스크는 남아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과 롯데건설 비자금 의혹 등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영장기각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의 비자금 연루의혹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해 총수일가 대부분 사법처리 대상으로 향후 롯데그룹에 대한 경영권 분쟁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6일 17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 측의 신 회장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 후 대기하던 신 회장은 이날 새벽 구속영장 기각 후 귀갓길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그룹에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고치겠다. 조금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