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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노희영의 브랜드 만들기] 대한민국 밥상의 역사 '백설'

13편- 백설 1부

노희영 YG푸즈 대표/히노컨설팅 대표



대한민국에서 먹거리 상품 브랜드 중 가장 오래된 브랜드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떠오르는 브랜드는 아마 샘표, 미원, 롯데껌 등이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많이 기억나는 것이 이 로고일 것이다.

현재 백설로고



눈꽃마크에서 밀가루, 설탕, 미풍까지…그리고 식용유, 만두에 이어 지금의 소스류에 이르기까지 백설이 아우르던 영역은 거의 식품 전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오래된 브랜드는 두 가지의 평가로 나뉜다. '전통이 있다'또는 '늙고, 낡고 퇴화되었다'이다. 같은 상황을 다르게 설명하는 두 가지의 다른 해석은 그 브랜드가 지나온 세월과 과정, 그리고 소비자의 평가가 더해져서 만들어진다. 오래됨에도 깊이가 있어야 하고, 그 브랜드다움이 일관되게 유지되면서 발전해야만 '전통있는 브랜드'라는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의 브랜드 평가도 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와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고 있다'. 이 말들은 전혀 다른 평가인데도 불구하고 브랜드를 만들어 공급하는 사람의 눈으로 볼 때에는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다 같은 말이라고 착각하고 믿고 싶은 평가들이다. 브랜드나 제품은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만 구매하거나 사용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면 그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모든 제품에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고 관심을 두게 된다. 아낌없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브랜드는 더 정교해지고, 발전하게 된다.

내가 CJ에서 백설을 만나기 이전, 백설은 이미 1차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인 '빨강과 놀다. 백설' 프로젝트를 진행한 단계였다. 기존의 백설이 올드하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고 있으니, 젊어지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새로운 혁신이나 방향성 전환, 또는 제품개발 없이 패키지 옷만 갈아 입는 레노베이션은 고객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게다가 레드만을 강조한 디자인에서는 고객에게 오랫동안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던 친근한 백설의 이미지마저 사라지고, 백설이 지니고 있던 스토리텔링과도 부조화가 일어나니 백설은 그 당시 가장 어려운 난제 중 하나였다. 제일제당의 리뉴얼 TFT가 결성되고 첫 백설 프로젝트를 맡았을 시점에는 백설은 젊어지겠다는 것에만 사로잡혀 그 방향으로만 달려가다 보니 고생한 보람도 없이 고객으로부터 오히려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상황이었다.

빨강과 놀다 로고



브랜드가 옷을 갈아입은 상황에서 다시 브랜드를 고민한다는 것. 이것이 내가 그 동안 했던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우리 TFT는 밤낮없이 회의를 이어가며 무엇이 백설에 가장 어울리는 방향일지, 우리 백설이 가지고 있던 좋은 가치가 어떤 것이었는지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되었다.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백설에 대한 기억을 하나하나 되새겨 보니 백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1953년부터 설탕, 밀가루를 만들어 온 엄청난 스토리를 갖고 있는 Heritage 브랜드였다. 힘들었던 시절 달콤한 설탕의 맛을 생산해 낸 그 시절부터, 요리와 음식이 지닌 즐거움을 전파해왔었다.

백설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밥상의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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