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커도 의외로 배려심이 있네?'
지난 21일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를 두 시간 가량 테스트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르노삼성의 야심작 QM6는 국내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이 21일까지 집계한 사전 판매 대수는 8800대로 SM6의 초기 판매량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비결은 QM6를 시승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한 QM6는 4륜구동이 적용된 최상위 RE 시그니처 풀옵션 트림이다. 가장 인기있는 모델이다.
디자인은 SM6와 차체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 실내·외 공간은 비슷했다. 국내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한 신차로 소비자의 관심이 매우 높은 점까지 똑같다.
그러나 이 차량은 차체가 큰 데도 체구가 작은 여성운전자까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에 탑승 시 높이가 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체형에 맞는 위치조절이 가능한 슬라이딩 암레스트를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아마도 최근 여성운전자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트렌드를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니겠는가 싶다.
본격적인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충남 제천 리솜포레스트를 출발해 청풍리조트 힐하우스를 경유해 돌아오는 110㎞ 구간을 두 시간 가량 시승했다. 해당 코스는 고속도로와 급경사 와인딩 코스가 포함돼 차량의 가속 성능과 코너링, 안정성 등을 테스트하기 좋은 구간이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실내를 타고 들려온다. 언덕과 굽은 도로 등 저속 구간에서는 엔진음이 크게 느껴졌다. 공차중량이 경쟁 상대(싼타페, 쏘렌토 등) 대비 현저히 가벼운 건 큰 장점이지만 크기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지는 최고출력(177마력)의 영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QM6의 매력은 고속주행구간에서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 140㎞/h 이상의 고속주행을 진행한 결과 쭉쭉 치고 나가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고속주행시 소음과 진동은 저속주행보다 조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체가 흔들리거나 운전이 불안하지 않았다.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서스펜션을 딱딱하게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4륜구동 방식을 통해 네 바퀴가 노면을 적절하게 움켜쥐는 느낌이다.
차량에는 2.0 dci 고효율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과 7단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가 장착됐다. 최대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 38.7㎏·m의 힘을 내는 만큼, 수치상 부족한 제원은 아니지만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 가속성능을 제어한 것으로 보인다.
실내공간은 뒷좌석 무릎공간도 경쟁차종 대비 50㎜가량 넓게 설계돼 편안함을 줬다. 반면 트렁크는 뒷 범퍼 하단의 모션 감지센서를 적용해 편리하게 열 수 있지만 공간은 좁아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