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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트루스'가 던지는 메시지



더위는 끝나지 않았지만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 시장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한 주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대작들 사이에서 좀처럼 개봉 시기를 잡기 힘들었던 작은 영화들이 이번 주 대거 개봉한다.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속은 꽉 찬 영화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포드 등이 출연하는 영화 '트루스'도 그 중 하나다. '조디악'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각본을 담당했던 제임스 벤더빌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메리 메이프스의 회고록 '진실과 의무: 언론, 대통령, 그리고 권력의 특권'을 원작으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는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을 다룬다. 당시 CBS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60분'의 프로듀서였던 메리 메이프스는 자신의 팀과 함께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문제를 취재하고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가진 증인을 만난 메리는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와 함께 부시 대통령에 대한 병역 비리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다.

기자 입장에서 '트루스'는 시작부터 쉽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담당 분야는 다르지만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절로 뛰는 느낌을 받았다. 수많은 자료를 밤새도록 뒤지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낱낱이 파헤치면서 진실에 접근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트루스'는 '스포트라이트'처럼 진실을 밝히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를 폭로하는 방송 이후 기세등등했던 메리는 그러나 방송을 통해 제시한 증거 자료가 조작됐다는 반응을 얻으면서 위기에 처한다. 설상가상으로 결정적 단서를 가졌던 증인마저 말을 바꾸면서 메리와 '60분' 팀은 방송국 내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고 메리와 댄을 비롯한 팀원들은 방송국에서 해고되고 만다.

씁쓸한 이야기다. 그러나 영화는 메리의 취재를 완전한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비록 진실을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메리는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태도를 굽히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무엇을 해야 걸까 새삼 다시 고민하게 됐다. 영화가 말하는 것처럼 세상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 세상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을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잊고 지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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