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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트루스] 실패한 싸움, 절반의 성공

영화 '트루스'./라이크콘텐츠



기자는 누구인가. 그 대답은 기자마다도 제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에는 누구나 다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전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기자는 이런 세상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세상의 중요한 이야기를 많은 이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갖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말이다.

'트루스'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어떤 '진실'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론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언론인의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 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스포트라이트'가 진실을 밝히는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트루스'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영화는 2004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비리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메리 메이프스(케이트 블란쳇)은 미국 CBS의 뉴스 프로그램 '60분'의 프로듀서로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에 대해 취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한 메리와 '60분' 팀은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하기에 이른다.

영화 '트루스'./라이크콘텐츠



여기까지만 보면 익숙한 언론인의 성공담이다. 그러나 '트루스'의 진짜 이야기는 이 다음에 있다. 메리가 결정적인 단서라고 판단한 서류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메리와 '60분' 팀은 위기에 처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결정적인 제보를 한 증인이 자신의 발언을 뒤집으면서 메리는 방송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결국 메리와 '60분' 팀은 방송국 내부에서 조직한 조사단으로부터 진상조사를 받는 처지에 이른다.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밴더빌트 감독은 뉴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트루스'의 기획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메리 메이프스가 쓴 회고록 '진실과 의무 언론, 대통령, 그리고 권력의 특권'을 접한 그는 엄청난 충격과 함께 "영화로 만들면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일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결심하게 됐다.

그 말처럼 영화는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개인의 신념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사실도 숨김없이 담는다. 그리고 때로는 권력의 힘이 뉴스 제작 과정에 강력하게 개입할 수 있음도 함께 그린다. '스포트라이트'가 언론의 긍정적인 모습을 부각시켰다면 '트루스'는 그 이면에 있는 언론의 어두운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트루스'./라이크콘텐츠



그래서 '트루스'는 보고 나면 무언가 씁쓸함이 남는다. 영화는 메리와 '60분' 팀의 취재 과정이 진정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이들의 취재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에 보다 중요한 가치를 둔다. 취재 과정이 잘못됐다고 몰아붙이는 조사단 앞에서 메리는 "우리는 부시가 군인의 의무를 다했느냐고 물었을 뿐"이라며 "사람들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 때 정치 성향과 의도, 인성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진실 따위는 사라져버리길 바란다"고 대꾸한다.

세상의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메리는 그 진실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권력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세상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그 순수한 의도마저도 외면당한 채 말이다. 그래서 '트루스'는 실패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 실패가 오히려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기도 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8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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