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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뮤직ON] 록·힙합·포크·댄스로 선사한 잊지 못할 밤…벡의 첫 내한공연

벡./현대카드



"나는 턴테이블 두 개와 마이크 하나를 갖고 있지(I got two turntables and a microphone)." (벡의 앨범 '오딜레이'의 수록곡 '웨어 잇츠 앳(Where It's At)' 中)

뮤지션 벡(Beck)이 1996년에 발표한 앨범 '오딜레이(Odelay)'는 21세기가 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명반이다. 록, 포크, 컨트리, 그리고 힙합을 한데 뒤섞은 독창적인 사운드로 가득한 이 앨범은 미국 내에서만 230만 장 이상이 팔리며 그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이듬해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 부문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도 받았다.

벡./현대카드



90년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왕성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벡이 마침내 한국을 찾았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그의 내한공연에는 약 3000명의 관객이 모여 그의 첫 내한을 반겼다. 이번 공연은 현대카드가 기획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의 23번째 행사로 기획됐다.

오후 8시가 조금 넘어서자 벡이 세션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공연의 막을 연 것은 '오딜레이' 앨범의 첫 번째 트랙 '데블스 헤어컷(Devils Haircut)'이었다. 원곡보다 더 강력한 록 사운드로 관객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2005년에 발표한 앨범 '게로(Guero)'의 수록곡 '블랙 탬버린(Black Tambourine)'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진 노래는 지금의 벡을 있게 한 노래 '루저(Lose)'였다. 1994년 발표한 메이저 데뷔 앨범 '멜로우 골드(Mellow Gold)'의 첫 싱글로 포크와 힙합이 절묘하게 뒤섞인 노래다. 특히 이 노래는 "나는 낙오자야, 그러니까 나를 죽여줘(I'm a loser baby, so why don't you kill me?)"라는 가사로 당시 미국의 X세대들이 지닌 낙오자 감성을 대변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지금의 벡은 더 이상 낙오자가 아니다.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뛰는 그는 성공한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공연에서 부른 '루저'에서는 원곡의 '찌질한' 감성은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 대신 록스타를 영접하듯 관객들 모두가 '떼창'을 하는 모습이 묘한 느낌을 갖게 했다.

벡./현대카드



벡은 다양한 장르를 한데 뒤섞은 뮤지션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그의 음악적 원류는 포크다. 그의 디스코그래피의 절반이 포크 위주의 음반으로 채워져 있는 이유다. 2014년 발표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3관왕(올해의 앨범·베스트 록 앨범·최우수 엔지니어드 앨범-논 클래식)을 받은 '모닝 페이즈(Morning Phase)'도 그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다.

이날 공연에서도 벡은 자신의 상반된 음악적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더 뉴 폴루션(The New Pollution)' '씽크 아임 인 러브(Think I'm In Love)' 등으로 분위기를 달군 벡은 '로스트 코우즈(Lost Cause)'를 시작으로 포크 넘버들을 연주하며 뜨거웠던 공연장 분위기를 잠시 달랬다. '모닝 페이즈'에 수록된 '블랙버드 체인(Blackbird Chain)' '블루 문(Blue Moon)' 등이 공연장을 여름 밤에 어울리는 잔잔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벡./현대카드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도 있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삽입곡으로 국내에서 유독 많은 사랑을 받은 '에브리바디스 갓 투 런 섬타임(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을 깜짝 선보인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부르지 않았던 노래로 한국 팬들을 위한 벡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잠기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신곡 '드림즈(Dreams)'와 함께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댄서블한 '섹스 로우즈(Sexx Laws)'를 지나 헤비메탈 분위기로 편곡된 '이-프로(E-Pro)'까지 이어지며 공연장은 다시금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앙코르 곡은 '오딜레이'의 수록곡이자 벡의 대표곡인 '웨어 잇츠 앳'이었다. 앙코르 곡을 연주하기 전 코엑스몰에서 겪은 이야기를 즉흥적인 가사로 불러 웃음을 자아낸 그는 '웨어 잇츠 앳'으로 남아 있던 '흥'을 모두 발산했다. 연주 도중 세션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쉬크의 '굿 타임즈(Good Times)'와 데이빗 보위의 '차이나 걸(China Girl)', 프린스의 '1999' 등을 선보여 그의 '잡식' 같은 음악 취향을 엿보게 했다.

"그동안 한국에 꼭 오고 싶었다"고 인사말을 남겼던 벡은 공연이 끝나갈 무렵 "나중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관객에게 남겼다. 그는 "오늘 밤은 오직 한 번 뿐이니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느끼자"며 관객을 열광시켰다. 록, 힙합, 포크, 댄스를 넘나들며 음악으로 하나가 된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벡./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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