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렌치 스타일이다.'
지난 2010년대 들어 의식주 전반에 북유럽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스칸디맘, 스칸디 대디 등 신조어가 생겨났고 유모차부터 가구, 의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북유럽의 자연을 연상케하는 스타일이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특히 2014년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북유럽 스타일의 인기는 정점에 다다랐다.
그러나 올 들어 북유럽의 인기를 프랑스 스타일이 위협하기 시작했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를 출시하는 식품·외식 업계가 늘어났고 유아용품 시장에서도 프랑스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가구역시 프랑스풍 디자인 도입이 늘고 있다. 그 중 외식업계는 마카롱, 슈, 에클레어 등 프랑스풍 디저트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들도 잇따라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음식이 발달한 프랑스는 일본과 더불어 전세계 디저트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다.
◆식탁 점령한 프랑스 디저트
AK플라자는 최근 분당점과 수원AK타운점 AK푸드홀의 디저트 매장에 마카롱으로 유명한 정통 프랑스 디저트숍인 '메종드조에'를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프랑스 유명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에르메'를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에서 첫선을 보였다.
외식업계는 다양한 프랑스 디저트를 내놓고 있다. 패스트푸드전문점 맥도날드는 마카롱을 출시했고 투썸 플레이스는 커스터드 크림을 담은 '몬스터슈'를 내놨다.
삼립식품은 냉장 디저트 시리즈 '카페 스노우' 11번째 제품 '에끌레어'를 선보였다. 에끌레어는 '번개'라는 뜻의 프랑스 고급 디저트로 '번개처럼 순식간에 먹을만큼 맛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파리바게뜨도 따뜻하게 데워 먹는 프랑스 정통 디저트 '퐁당쇼콜라'를 선보인 바 있다.
정통 프랑스 티(Tea)를 취급하는 커피전문점도 등장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이스팀에서는 프랑스 프리미엄 티 '팔레데떼(Palais des Thes)'판매한다. 이 차는 프랑스 파리의 에르메스 매장에서 제공되는 차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주방용품·유아용품도 프렌치 열풍
패션업계와 유아용품업계에서는 프랑스 콘셉트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아동복 전문기업 한세드림의 컬리수는 지난해 7월 프렌치 시크 모던 콘셉트로 매장을 리뉴얼한 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일부 매장의 경우 리뉴얼 전대비 매출이 45%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수는 지난 15년간 고수해온 꼬마신사, 꼬마숙녀 등 유로피언 감성 스타일을 벗어나 프랑스풍의 느낌을 강화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공식 런칭한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백 브랜드 리뽀(Lipault)의 올해 봄여름 신제품 중 일부 제품은 출시 열흘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리뽀의 버킷백은 앤틱핑크, 다크 라벤더와 같이 봄 시즌을 겨냥한 파스텔 컬러를 중심으로 매진이 이러지고 있다. 앤틱핑크 컬러는 제품 입고 10일만에, 다크 라벤더 컬러는 입고 20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유럽식 육아가 주목받으면서 프랑스 유아용품 브랜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녹십자가 수입하는 분유 '노발락'을 비롯해 홈 인테리어 완구 '스모비', 이유식 마스터기 등으로 알려진 '베아바', 에이원이 취급하는 프랑스 팀텍스사의 카시트 '나니아 럭스비원', '럭스 비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주방용품도 과거 견고한 독일 스테인레스 브랜드가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쿡웨어와 테이블웨어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프랑스 브랜드 '르쿠르제'가 주목받고 있다. 파스텔 컬러로 무장한 르쿠르제는 명품 주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는 해여서 프랑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며 "의식주 전반에서 프렌치 스타일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