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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재난·재해와 보험

사용하던 폴더블 폰의 한쪽 화면이 고장났다. 몇달을 불편에 적응하다 날 잡고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 신나게 어디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설명했다. 수리기사가 몇분 후 예상 수리견적서로 답했다. 60만원의 비용이 적혀 있었다.

 

"휴대폰 보험 가입하셨죠?" 기사는 보험 가입이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다. 불행히도 구매 당시 폰 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았다. 망가진 휴대폰은 아직도 현역이다. 소를 잃을 것이란 생각뿐 아니라 외양간을 고칠 비용은 생각 조차 안했다.

 

보험은 잃어버린 소를 되찾아주진 못하지만 외양간을 고쳐줄 순 있다. 다만 저조한 보험가입률을 억지로 끌어 올린 순 없다. 주요 보험인 암·심혈관 등 건강보험은 가입에 익숙하지만 재산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수 손해보험사가 지진 피해 보장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입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말 기준 화재보험 계약 1457만건 중 지진특약 건수 48만건으로 3.3%에 불과했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률도 지난해 기준 주택 33%, 온실 18%, 소상공인 상가·공장 23%에 그쳤다.

 

또한 전통시장에서는 해마다 크고 작은 화재사고가 발생해 재난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나 화재보험 가입률은 크게 떨어진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화재 공제 상품 가입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통시장의 공제보험 가입률은 지난 5월 기준 31.8%에 그친다.

 

지난 2017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피해복구를 위해 전통시장 화재공제보험을 마련했다. 연간 보험료는 20만원 수준으로 정부가 점포별 30~90%까지 보험료를 지원하지만 가입률은 크게 떨어진다.

 

정부와 금융당국 차원에서 재난·재해에 대비해 보험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보험가입률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수요가 적고 손해율이 큰 보험은 언제나 후순위로 고려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고치지 못한 것은 작은 휴대전화였지만 국가적인 재난·재해로 잃어버릴 재산은 작지 않다. 재난·재해에 취약한 외양간은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소비자도, 보험사도 제쳐두고 있는 재산상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의 역할이 한번쯤은 단독 무대에서 주목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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