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자영업자에게 대출해 준 금액이 올해 들어 16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자 자영업자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자영업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충분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함께 끌어다 쓰는 경우가 대다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길어지며 자영업자의 다중채무가 늘어 부실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잔액은 6월 기준 531조2420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8516억원 증가했다. 올해 1월 501조1391억원과 비교하면 6%(30조1029억원) 증가한 셈이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 1월 대비 6.1%(16조6504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6월 기준 289조1341억원으로 전달(285조5615억원)대비 3조5726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가계대출 심사가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통상 개인사업자대출이 충분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지난해 말 자영업자 254만여명중 78%인 199만명은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길어질 경우 자영업자들이 버틸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주로 시중은행에서 심사가 거절돼 2금융권 대출을 받으면서 부채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자영업자가 사업자명의로 개인사업자대출이 비은행을 중심으로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은 15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26조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부실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이 한 권역에서 부실해지면 다른권역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현배 서강대 교수는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경쟁력과 업종별 과당경쟁 여부, 코로나19 이후 회복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맞춤형 관리를 해야 한다"며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자영업자에게 는 채무조정과 폐업지원을 병행해 재교육과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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