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용유도 왕산해수욕장의 해변 대부분이 펜스로 막혀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 지난 주말에 찾은 왕산해변에는 '사유지 경작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고, 일부 사유지는 메밀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지만 수확을 목적으로 농사를 짓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아직 초여름이지만 왕산해수욕장은 지난 4월부터 주말마다 관광객로 붐볐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안에서 답답해하던 시민들이 주말을 맞아 대거 가까운 바닷가로 몰리면서 때 이른 특수를 맞아왔다.
이제 본격적인 해수욕 시즌이 되는 7월부터 해수욕장이 개장함에 따라 왕산해변을 찾는 피서객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해수욕장까지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천하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왕산해수욕장에서는 좁아진 해변으로 피서객이 더욱 밀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 농수산과는 지난 5월 왕산해변의 사유지 소유주들에게 '농지처분명령'을 내렸다. 해당토지는 지목이 '전'으로 되어 있는 농지이기 때문에 농사를 짓던지, 농지를 전용해서 근린시설로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중구청 농수산과 관계자에 따르면 토지지분을 가지고 있는 소유주는 20여명이고 도로구역은 1개의 필지에 공동소유로 되어 있다고 한다. 또 도로지분만 2~3평씩 소유하고 있는 토지주도 15명이상이다. 도로구역이 1필지로 묶여 토지주들이 지분으로 소유하고 있다 보니 모든 토지주의 동의하에 도로지정 신청을 해야 하나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한 사람만 반대해도 신청을 할 수 없는 상태다.
한 지역주민은 '애초에 문제의 원인제공은 주민들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용해야 할 바닷가 해변을 팔아먹어 사유지로 만든 옹진군에 있다'고 했다. 행정구역상 옹진군에 속해 있던 용유도를 1989년 인천 중구로 넘기면서 옹진군은 왕산과 마시란 해변의 땅 등을 개인에게 매각했던 것이다.
그동안 이 지역은 관광지로 지정되어 관광진흥법과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되면서 경제자유구역특별법으로 묶여 개발허가가 나지 않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관광지 개발 계획을 그리면서 수용계획을 발표했는데 토지주들은 수용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농지였던 해변가 땅을 나대지로 방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이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서 토지주들이 기대했던 수용 계획은 없던 일이 되었다. 이후 중구청이 관리하게 되면서 농지법에 따른 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중구청 농수산과 관계자는 '토지소유주와 도로구역 지분 소유주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농지법적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중구청 기반시설과 담당자도 '왕산해변의 사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해당부서에서 관련법에 근거해 진행하는 사안에 개입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왕산해수욕장 번영회 관계자는 '토지주 중에는 지역주민도 있어서 이 지역을 활성화 시키려는 뜻이 있다'며 '중구청이 의지를 가지고 토지주를 설득하면 주민들과 관광객을 위해 한시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데 구청은 부서마다 제각각으로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관계자는 또 '해수욕장 개장이 임박해서 유실된 모래를 해변에 뿌리는 양빈사업을 진행하고 비상방송은 물론 개수대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용객의 불편이 크다'며 중구청의 늑장행정을 꼬집었다.
중구청 기반시설과 해수욕장팀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 등으로 업무가 지연되어 부득이 해수욕장 개장에 임박해 부대시설 정비를 하게 되었다'며, '해수욕장 개장 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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