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7조원 나가는 치매 예방 비용, 인공지능(AI)이 줄일 수 있을까.
AI가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도 나서고 있다. 출시 1주년을 맞은 SK텔레콤의 AI 돌봄 서비스를 통해서다.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돌봄에서 제공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은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식으로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을 향상시킨다.
20일 SK텔레콤 이준호 SV추진그룹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고령화가 심화되고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면 우리 미래 세대의 부담금액이 커진다"며 "사전 예방을 통해 치매 없는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치매를 늦추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제도적으로 AI를 통한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전달되도록 복지 용품으로 고려하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시작해 서비스제공 1주년을 맞았다. 현재 서울 성동구, 양천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강남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등 협의회 소속 7곳을 포함한 전국 14개 지자체의 약 3100가구 어르신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총 6500가구 이상의 어르신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ICT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패턴과 효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평균 연령은 75세였고, 여성과 남성간 비율은 7 대 3이었다.
조사 결과,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 73.6%를 포함해 어르신들의 95% 이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이용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디지털 서비스에 소외된 어르신에게 정서적인 케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금해하던 세상 밖 소식도 '소식톡톡'으로 들을 수 있고, 코로나19 예방 정보, 감염자 경로, 마스크 구입처도 쉽게 알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AI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를 비교해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AI 돌봄 서비스는 어르신들의 안전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통해 긴급 SOS를 호출한 사례는 328건이었고, 이들 중 23건이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졌다.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ICT케어센터에서 일차적으로 상황 확인 및 초도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한 위급 상황으로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사회적 부담으로 떠오른 치매 예방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은 '두뇌톡톡'을 8주간 매주 5일씩 꾸준히 이용한 어르신들의 경우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이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2년 정도의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예견된다고 분석했다.
이달부터는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한 '기억검사'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기억검사는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인지 검사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예를 들어 짧게 각색된 '흥부전'을 듣고, 관련 퀴즈를 풀면 정답 개수에 따라 기억 건강의 단계를 알려주는 식이다.
'두뇌톡톡'을 꾸준히 실시한 후 기억검사를 하는 선순환 방식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은 "AI 돌봄 서비스를 통해 어르신들이 IT 기술을 적극적 사용해 자아효능감을 느끼고, 행복은 늘고 고독을 줄이는 것은 다른 서비스에도 활용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단순 IT 장비가 아니라 독거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고 필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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